공지사항
덕유산리조트에서 새로운 소식과 정보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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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나물꽃과 구절초 등 온갖 야생화가 만발한 슬로프의 여름풍경에 정신을 빼앗기다보면 어느새 설천봉. 산 아래선 구름 한점 없는 푸른 하늘만 보이더니 설천봉 주목 아래에 서자 열번 올라 한번 보기 힘들다는 덕유산의 운해가 서쪽 능선을 따라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운해를 배경으로 깎아지른 벼랑에 뿌리를 내린 고사목의 호젓한 풍경이 발걸음을 붙잡고 향적봉 가는 길의 야생화 군락은 어서오라고 길을 재촉한다. 설천봉에서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1614m)까지는 20여분. 향적봉 아래 우뚝 솟은 거대한 바위덩어리는 민우가 죽은 옛사랑을 그리워하며 홀로 누워 황혼을 바라보던 곳이다. 이곳에 서면 무주리조트의 건물이 동화나라의 장난감처럼 한눈에 들어오고 멀리 나제통문으로 향하는 아스팔트길이 무주구천동 계곡을 구불구불 이어지다 짙은 녹음속으로 사라진다. 맑은 날엔 멀리 가야산과 황매산, 지리산, 남덕유산, 대둔산, 계룡산의 웅장한 산세가 파노라마처럼 보이는 향적봉에서 비교적 평탄한 능선을 따라 30분 정도 걸으면 광활한 덕유평전을 굽어보는 중봉에 닿는다. 천상의 화원이란 별명에 걸맞게 중봉 가는 길의 능선은 보랏빛 모시대와 다홍색의 동자꽃,바람개비처럼 생긴 흰송이풀, 마치 여러마리의 오리가 꽃으로 변한 듯한 진범 등 형형색색의 야생화들로 눈을 황홀하게 한다. 민우가 죽은 연인을 그리워하며 오르던 중봉에서 내려다보는 덕유평전의 넉넉함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덕유평전 능선을 경계로 서쪽으로 끝없이 펼쳐진 운해가 삿갓봉과 남덕유산을 넘다가 돌풍을 만나 온갖 기묘한 조화를 부리는 중봉은 나그네들이 잠시 쉬어가는 산행의 정거장. 중봉 벼랑에 뿌리를 내린 산오이풀의 은은한 여름향기에 취한 연인들이 덕유평전의 운해 속으로 총총히 사라질 때면 철이른 고추잠자리들이 낙엽처럼 흩날리며 벼랑 아래 운해속으로 아름다운 비행을 떠난다. 마치 민우와 혜원이 그랬던 것처럼…. 이 글은 8월15일자 국민일보에서 발췌하였습니다. |